
중국이 에틸렌(Ethylene)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석유‧화학 메이저인 사이노펙(Sinopec), 페트로차이나(PetroChina)가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동북부에서는 아람코(Saudi Aramco)와 합작으로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동남아시아가 경제발전을 타고 투자를 확대하자 아람코에 그치지 않고 사빅(Sabic)까지 합작투자에 나섬으로써 중국 석유‧화학제품 수요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중국은 독일 메이저 바스프(BASF)에 이어 사우디와의 합작투자를 유지함으로써 미국계를 대체하면서 투자자본을 조달하는 이중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하이(Shanghai)를 중심으로 봉쇄조치를 강화하면서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짐으로써 석유화학 수요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 투자 확대와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 아시아 전체적으로 공급과잉을 초래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어 주목된다.
아람코, 판진 에틸렌 150만톤 컴플렉스 합작투자
아람코는 랴오닝성(Liaoning) 판진(Panjin)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 건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Norinco 그룹 산하 North Huajin Chemical, Panjin Xincheng Industrial과 설립한 합작법인 Huajin Aramco Petrochemical(HAPCO)이 원유 처리능력 일일 30만배럴 정유공장과 에틸렌 생산능력 150만톤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중심으로 한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며 2024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3사는 2019년 12월 North Huajin Chemical 36%, 아람코 35%, Panjin Xincheng Industrial 29% 비율로 합작기업 HAPCO를 설립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당국의 승인이 지연됐고 3자간 최종합의도 미루어져 전체 프로젝트 일정이 뒤로 밀리고 있다.
아람코는 최대 일일 21만배럴의 원유를 HAPCO 정유공장에 공급하며 화학제품은 P-X(Para-Xylene) 200만톤을 포함해 여러 유도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은 최근 에너지 안전 보장을 위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경제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아람코는 글로벌 화학제품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사이노펙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이노펙에게 원유 및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석유화학 사업에서의 협력을 심화시키기로 합의했다.
아람코와 사이노펙은 중국 푸젠성(Fujian)에서 Fujian Refining & Petrochemical 및 Sinopec SenMei (Fujian) Petroleum, 사우디에서는 Yanbu Aramco Sinopec Refining(YASREF) 등 3개의 합작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유 거래와 정유공장 및 화학 사업,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빅도 굴레이에 에틸렌 150만톤 투자
아람코는 산하의 사빅을 통해서도 석유화학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사빅은 2022년 3월 푸젠성 남부 굴레이(Gulei) 현지 석유화학기업인 Fujian Petrochemical과 합작법인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이 최대 150만톤에 달하는 푸젠성 최대 NCC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원료로 나프타(Naphtha) 외에 LPG(액화석유가스)도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하며 완공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2024년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빅이 51%, Fujian Petrochemical이 49%를 출자하며 총 400억위안(약 7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도제품으로는 부타디엔(Butadiene) 추출 플랜트와 MEG(Monoethylene Glycol), PE(Polyethylene) 플랜트 2기, PP(Polypropylene) 플랜트 2기, PC(Polycarbonate) 플랜트 등을 건설한다.
사빅의 푸젠성 투자는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및 탄소중립과 관련된 쌍탄전략 추진에 따른 것으로, NCC와 유도제품 플랜트 모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과 에너지 절감 수준을 세계 최고로 설계할 계획이다.
굴레이는 푸젠성 남부의 장저우(Zhangzhou)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국 7대 국가급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사이노펙은 굴레이에서 2023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로마틱(Aromatics), 합섬원료, 수지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사이노펙, 톈진에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 건설
사이노펙은 톈진(Tianjin)에 에틸렌 120만톤 컴플랙스를 건설한다.
사이노펙은 톈진 남항지구에 300억위안(약 5조700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의 스팀 크래커를 건설할 계획이다.
2023년 완공, 2024년 상업가동이 목표이며 유도제품으로는 알파올레핀, UHMWPE(Ultra-High Molecular Weight PE) 등 그동안 중국에서 상용화된 사례가 많지 않은 고기능제품을 중심으로 상업화할 방침이다.
스팀 크래커는 나프타에 프로판(Propane), 부탄(Butane) 등 LPG, 에탄(Ethane)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 원료 선택의 유연성을 높일 계획이다.
나프타는 그룹기업인 Tianjin Petrochemical로부터 조달받고 LPG는 사이노펙이 톈진에서 운영하는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에서 분리한 것을 사용할 예정이다.
부타디엔 및 아로마틱 추출설비와 MTBE(Methyl tert-Butyl Ether), LLDPE(Linear Low-Density PE), PP, POE(Polyolefin Elastomer),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플랜트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사이노펙은 톈진에서 NCC 및 고기능 화학제품 투자 외에 산하 연구소, 베이징(Beijing) 화학공업연구원 기지 신설, 윤활유 및 촉매 공장 건설, LNG 터미널 확장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화학제품 투자를 포함해 총 600억위안을 투입하며 중국 정부의 베이징, 톈진, 허베이(Hebei) 일체 개발 프로젝트인 징진지 협동발전 국가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노펙은 2021년 11월 Tianjin Petrochemical을 통해 경질원유 열분해로 직접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을 얻는 독자기술을 확립했으나 톈진 신규 크래커에는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술은 원유 100만톤당 약 50만톤의 화학제품을 얻을 수 있고 40만톤은 올레핀, 아로마틱, 수소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유 직접 분해기술은 엑손모빌(ExxonMobil)이 싱가폴 No.2 에틸렌 크래커에서 실용화한 바 있다.
Jilin, 에틸렌 120만톤과 함께 아로마틱‧부타디엔‧AN 상업화
페트로차이나도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그룹기업인 Jilin Petrochemical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의 NCC를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340억위안(약 6조5000억원)을 투자해 정유공장의 기존 장치 9기를 개조하고 총 21기에 달하는 신규 장치 설치 및 화학 플랜트 건설을 추진함으로써 본격적인 석유화학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상업가동 시기는 2024년 10월로 예정하고 있다.
NCC는 나프타 외에 LPG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설하며 아로마틱 및 부타디엔 추출장치, AN(Acrylonitrile), SM(Styrene Monomer), ABS 플랜트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Jilin Petrochemical은 에틸렌 15만톤의 소규모 NCC를 가동하고 있으나 신규 NCC 건설과 함께 15만톤 크래커를 포함해 노후화된 7개 크래커를 가동 중단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규모 크래커를 건설함으로써 에틸렌 생산능력은 190만톤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공장은 220만톤의 왁스 수소화 분해장치와 100만톤의 경유 회수장치, 30만톤의 C2 회수장치 등을 신규 건설한다.
원유 처리능력은 현재의 일일 20만배럴에서 변하지 않으나 러시아산, 중국 칭다오(Qingdao)산 원유에 대한 처리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상압증류장치를 개조하며 90만톤의 수소화 분해장치를 접촉개질장치로 전환해 나프타 생산을 확대한다.
중질유를 분해하는 100만톤의 딜레이드 코커는 환경성을 향상하기 위한 개조 공사를 진행한다.
고도화 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석유제품을 감산하고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감유증화(석유제품 감축 및 화학제품 증산)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Jilin Petrochemical은 1957년 석유정제‧석유화학 일관 플랜트를 가동한 중국 국영 화학기업으로 1999년 화학산업 재편에 따라 페트로차이나 산하로 편입됐다.
화학제품은 ABS와 MMA(Methyl Methacrylate) 25만톤 등을 가동하고 있다.
Jilin Petrochemical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추진하는 제14차 5개년계획에서 처음으로 인가받은 석유화학 프로젝트로 장치 설계 면에서 탄소중립 관련 쌍탄목표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이중통제 정책에 설정된 환경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