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와중에서도 경제성장을 계속해 주목된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각종 규제를 해제해 경제활동이 활발해졌으며 베트남 통계총국(GSO)이 발표한 2022년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8.02%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2023년에는 남부 바리아붕타우성(Ba Ria-Vung Tau) 롱손(Long Son)에서 베트남 최초의 석유화학 컴플렉스 가동을 시작해 화학산업의 역사적인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라 경제 침체가 불가피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투자를 계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범용수지나 생분해성 수지 프로젝트는 공표되고 있어 산업 저변이 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2022년 GDP 성장률 8.02% 달성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경제 성장의 우등생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확산된 2021년 GDP 성장률이 2.6%로 떨어졌으나 경제활동 재개를 우선시하는 정부 판단이 성공해 2022년 성장세로 전환하며 회복했다.
베트남 세관 총국이 발표한 2022년 수출 총액은 3713억달러로 전년대비 10.5% 증가해 2자릿수 성장을 유지했고, 수입 총액은 3589억달러
로 7.8% 늘어 증가 폭이 완만해졌으나 수출과 수입 모두 2021년에 이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예방 규제가 느슨해진 가운데 주요 무역국인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추진해 경제가 침체됐으며 중국 수출의 2자릿수 증가세가 깨지고 3.2% 증가에 그쳤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라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소비가 냉각되며 최종제품의 가공기지인 베트남도 영향을 받고 있다.
2022년 말에는 수주와 함께 원자재 조달이 감소하기 시작해 하반기(7-12월)에는 수입총액이 정체됐다.
연말 봉제업과 신발산업 및 관련기업에서 가동시간과 인력 감축이 발표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재고 조정을 위한 일시적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등 스마트폰 및 가전 관련 산업도 둔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에서는 부동산 개발 대기업 인사들이 비리로 잇따라 체포되고 관련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건설자재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자동차 분야는 이륜차가 호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륜차는 부진하며 관련 화학제품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중국 무역 갈등의 여파로 조달‧생산 탈중국 계획인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이 최근 수년간 이어졌고 공장 조업에도 영향을 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계기로 가속화됐다.
2022년 상하이(Shanghai) 봉쇄 이후부터 움직임이 커지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원래 일본기업이 생산 이관 등을 검토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현재는 타이, 한국, 중국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생산 위탁처를 찾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롱손 석유화학 컴플렉스 가동으로 화학산업 부흥
화학 분야에서는 타이 대기업 SCG(Siam Cement Group)가 주도하는 베트남 최초의 석유‧화학 컴플렉스가 2023년 가동을 시작했다.
2022년 4분기부터 차례대로 플랜트 가동을 준비했고 2023년 중반까지 PP(Polypropylene), LLDPE(Linear Low-Density Polyethylene), HDPE(High-Density PE) 플랜트와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범용수지 생산을 포함한 2기 프로젝트를 공표했고 앞으로 화학산업의 업스트림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컴플렉스와 관련 대형 투자가 나타나지 않아 베트남은 아직 화학산업이 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차이나 플러스 원으로 다운스트림 가공산업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소재‧원료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PVC(Polyvinyl Chloride)는 미국 수출 건축자재용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생산기업과 소비기업들은 2022년 베트남 내수가 전년대비 약 20% 증가해 일본에 육박하는 약 90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학기업의 설비투자는 베트남기업을 중심으로 계속 진행하고 있다.
스타비안 꽝 옌 석유화학(Stavian Quang Yen Petrochemical)은 2022년 약 15억달러를 투자해 북부 꽝닌성(Quang Ninh)에 PDH(Propane Dehydrogenation)와 PP 60만톤 플랜트 건설을 결정했다.
PDH 기술은 미국 하니웰UOP(Honeywell Universal Oil Products)와 네덜란드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의 자회사에서 라이선스해 2026년 4분기에 상업 가동을 개시할 계획이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에서 프로필렌(Propylene) 생산능력 60만톤의 PDH 및 PP 6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수지 생산기업인 안팟홀딩스(An Phat Holdings)는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3만톤 플랜트를 2024년 초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일본 아라카와케미칼(Arakawa Chemical)과 세이코PMC(Seiko PMC)도 2022년 바리아붕타우성에서 판지용 지력증강제 공장을 잇달아 가동했다.
비료원료·희토류에 전기자동차까지…
베트남은 인구가 약 1억명으로 인터넷 쇼핑몰 확산에 따라 골판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제지기업이 진출해 관련제품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망의 재검토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존 화학제품과 광물자원에도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비료 원료가 대표적이다. 베트남은 인광석 산지이며 요소를 생산하고 있고 가까이에 있는 라오스는 칼륨 광석을 채취해 베트남 항구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양국에서 수출했던 비료 원료 공급이 줄어들어 글로벌 수급이 타이트짐에 따라 베트남이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희토류 등 광물자원이 풍부해 정부의 규제관리 방향이 주목된다.
베트남은 화학제품의 미래 수요처 중 하나로 기대되는 전기자동차(EV)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베트남 복합기업 산하 빈패스트(Vinfast)는 북부 하이퐁(Hai Phong)에 전기자동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하띤성(Ha Tinh)에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생산능력은 25만대이며 현재는 월간 약 2000대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무역상들은 빈패스트와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으나 공급망 확대는 미지수이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할 방침이지만 베트남은 이륜차 점유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전기자동차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빈패스트가 부품 생산기업을 유치하고 있으나 생산대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 공급망 구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전략 상 2024년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최대한 빨리 유럽‧미국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베트남은 전기자동차 보급 가속화를 위해 주유소, 빌딩 주차장, 연립주택, 대학 등에서 충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제휴처를 늘리고 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