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일론(Nylon)은 지속가능 그레이드의 용도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식물 베이스를 포함한 지속가능 나일론은 자동차부터 전자, 잡화 등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며 고기능 플래스틱으로서 우수한 특성을 갖추었다는 점이 평가받으면서 최근 친환경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나일론 시장은 2020년 1억6830만달러로 성장했으며 2026년까지 연평균 11.8%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마자유 베이스로 지속가능성 확보
순환사회 전환은 화학산업이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가 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서플라이체인이 혼란을 겪으며 원료 및 연료 가격 폭등이라는 악재를 만났으나 소비자들의 친환경 의식이 확대되면서 바이오제품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강화되고 있는 석유 베이스 화학제품을 둘러싼 규제 역시 바이오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바이오 트렌드 확산은 나일론에도 적용되고 있다.
아케마(Arkema)는 글로벌 시장에 PA(Polyamide) 11을 공급하면서, DSM엔지니어링(DSM Engineering)은 리사이클 소재를 비롯해 다양한 지속가능 나일론을 공급하며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으며 양사 모두 피마자에서 착유한 피마자유를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피마자는 강우량이 적은 반건조 지대에서 자라고 산림 파괴나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속가능 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아케마, PA11로 자동차‧스포츠 시장 개척
아케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마자유 베이스 PA11을 공급하고 있다.
아케마의 릴산(Rilsan) PA11은 피마자 종자를 착유해 피마자유로 탄소 수 11의 모노머(11-아미노운데칸산)을 제조하고 중합해 생산하는 폴리머이며 저밀도, 경량성, 내충격성, 내구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PA12보다 융점이 높고 가스 배리어성, 내약품성, 유연성이 좋으며 성형성이 양호한 것도 특징이다.
아케마는 1960년대부터 자동차 연료 튜브에 릴산을 공급하고 있다.
금속 부식을 막기 위한 분체 도장에 투입한 것으로, 식물 베이스 원료를 사용했다는 점이 주목받기 전부터 고기능 소재라는 점에서 다양한 채용도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 연료 튜브는 현재 금속 대체가 검토되고 있으며 자동차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중시함에 따라 릴산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주요 용도 중 하나였던 텍스타일은 화학섬유 등장으로 한동안 부진했으나 지속가능 트렌드와 함께 부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런닝화 채용도 증가하고 있다.
미즈노(Mizuno)는 신발 솔에 쿠션성, 안정성을 부여한 런닝화 웨이브(Wave)의 플레이트 원료 중 일부로 릴산 PA11을 채용했으며, 피마자유 베이스인 아케마의 TPE(Thermoplastic Elastomer) Pebax Rnew도 사용하고 있다. 2020년 출시된 웨이브 라이더 24모델에 Pebax Rnew가, 2022년 출시 모델인 웨이브 아에로 20+R에는 릴산 PA11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마는 2021년 스위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On과 100% 리사이클 가능한 기능성 신발 사이클론(Cyclon)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판매가 아니라 구독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며 오래 신어 낡은 사이클론을 회수해 새 사이클론의 원료로 사용하는 클로즈드 루프 리사이클 모델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시오(Casio)는 릴산 PA11을 2022년 출시한 아웃도어용 시계 PRO Trek PRW-61에 채용했다.
3D용에서는 PA12 능가하는 기능성 발휘
아케마의 릴산 PA11은 주택 분야에서도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배수관이나 조인트를 금속 외 소재로 대체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으며 금속 가격까지 오름으로써 기능성이 우수한 식물 베이스 소재를 채용하려는 수요기업들이 늘고 있다.
3D 프린터용 조형 소재 분야에서도 릴산 PA11이 사용되고 있다.
릴산 PA11을 분말상 용융결합법(파우더베드)용 분말로 사용하면 유사 폴리머인 PA12와 마찬가지로 화학물질에 대한 내성, 분산성, 미용융 파우더 리사이클성 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릴산 PA11은 내충격성, 내마모성, 탄력성, 저온 연성, 경량성에서 PA12를 능가하기 때문에 더 얇은 부품을 제조할 때 용이하며 경량화, 내용연수 연장, 저코스트화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프로토 타입 제조용 뿐만 아니라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과 풍력발전기 베어링 분야에서도 채용하고 있다.
아케마는 앞으로도 릴산 PA11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싱가폴에 신규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원래 프랑스 마르세유(Marseille)에서만 모노머를 생산했으나 싱가폴 주롱(Jurong)에 공장을 건설해 양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생산능력을 50% 확대할 예정이다. 싱가폴에서는 폴리머 생산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마는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관점에서 릴산 PA11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릴산 PA11은 다른 나일론에 비해 탄소발자국이 낮은 반면, 대량생산형 범용수지에 비하면 생산 시스템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먼저 모노머 생산효율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후 바이오매스 연료를 도입하고 On과의 협력에서 적용했던 MR(Mechanical Recycle) 처리 확대, 탄소발자국 압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피마자 생산국인 인디아에서는 재배농가를 지원하는 인도적 차원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DSM, 식물 베이스 나일론 라인업 확충
DSM엔지니어링은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 다양한 고기능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환경보호 의식 확대에 맞추어 바이오매스, 리사이클 소재 등 지속가능 소재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50년 모든 밸류체인에서 넷제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모든 생산제품을 식물 베이스 혹은 리사이클 베이스로 전환하기 위한 대체소재 개발 및 출시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나일론으로는 식물 베이스에만 포함돼 있는 C14 측정을 통해 판정받은 에코팩스(ExoPaXX) PA410과 일부만 피마자유 베이스인 PA46 등을 공급하고 있다.
DSM엔지니어링은 2019년 에코팩스 PA410에 바이오매스 밸런싱(물질량 수지) 방식을 도입한 B-MB 그레이드를 출시했다.
피마자유, 바이오매스 폐기물 베이스로 100% 식물 베이스 PA410를 출시한데 이어 스타닐과 PA6 아크론(Akulon)도 바이오매스 폐기물 베이스 100% B-MB 그레이드를 라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팩스 PA410 B-MB 그레이드는 탄소발자국이 PA66의 10% 정도에 식물성이 PA66과 동일한 수준 혹은 용도에 따라서는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며 자동차 플래스틱 부품 중 롤링 볼 베어링, 딥 그루브 볼 베어링 등에 채용되고 있다.
유모차에도 투입되고 있으며 네덜란드 유모차 브랜드 부가부(Bugaboo)는 2022년 아크론 B-MB 그레이드를 사용해 스트롤러 유모차 모델을 출시했다.
식물 베이스 소재를 채용한 스트롤러 유모차는 세계 최초이며 플래스틱 부품 대부분에 채용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PA6 대비 최대 75% 감축함으로써 유모차 전체에서 최대 24%의 감축 효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크론 B-MB 그레이드는 기계적 특성이 기존 아크론과 동등한 수준이며 원료는 피브란트(Fibrant)와 네스테(Neste)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부가부는 신형 스트롤러 유모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추후 매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며, 2024년까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스트롤러 유모차 모두를 식물 베이스 소재로 생산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전환한다.
삼성전자, 해양 리사이클 그레이드 채용
DSM엔지니어링은 바이오매스 뿐만 아니라 리사이클 베이스 소재 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주력 스마트폰 및 태블릿 모델에 DSM엔지니어링의 재생 해양 플래스틱 아크론 리퍼포즈드(RePuroposed)를 채용했다.
갤럭시S22의 키 브래킷과 S펜, 갤럭시 탭 S8 시리즈의 내부 서포트 브래킷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론 리퍼포즈드는 인도양에서 회수된 폐어망을 MR 처리해 리사이클 PA6를 80% 이상 함유한 수지로 가공했으며 뛰어난 균형과 기계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PA6보다 탄소발자국을 약 80% 줄일 수 있어 자동차, 소비재 산업에서 채용이 기대되고 있다.
DSM엔지니어링은 앞으로도 지속가능 소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중국 장쑤성(Jiangsu) 장인(Jianyin) 공장과 미국 인디애나 에번즈빌(Evansville) 공장에서 바이오 플래스틱 포함 고기능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결정했으며 앞으로도 수급 상황에 맞추어 신증설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