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가 국가 그린수소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0)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디아는 국내 사용 에너지를 그린수소로 전환하고 수출까지 진행하기 위해 1974억4000만루피(약 3조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며 그린수소 생산용 전해조 국산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그린철강 사업화 등 용도 개척용 파일럿 사업을 다수 계획하고 있으며 포괄적 연구개발(R&D) 로드맵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최첨단 수준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500만톤 상업생산
인디아 나렌드라 모디 수상은 2021년 8월 독립 75주년을 맞아 인디아를 세계적인 그린수소 생산‧수출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독립 100주년이 될 때까지 25년 동안 국내 사용 에너지를 그린수소로 전환해 청정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를 따라가겠다는 내용으로 2023년 1월 공개한 국가 그린수소 전략을 통해 일부 구체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는 에너지 수입에 매년 1600억달러(약 240조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으며 현재 상태가 계속되면 15년 후 수입액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가 그린수소 전략에서는 2030년까지 △매년 500만톤 이상의 그린수소 생산능력 개발, 재생에너지 용량 125GW 추가 △전해조 생산능력 60-100GW로 확대 △민관 공동으로 8조루피 이상 투자 △60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화석연료 수입액을 총 1조루피 이상 감축 △온실가스 연간 약 5000만톤 감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략을 총 2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며 1단계는 전해장치 생산능력 확대를 통핸 공급 확보 및 수요 창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내에 일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석유정제, 비료, 도시가스 등 수요 창출을 도모하며 탈탄소가 어려운 분야의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철강 생산, 장거리 중화물 수송, 해운 그린화를 위한 파일럿 사업도 계획한다.
2026년부터 진행하는 2단계에서는 석유정제, 비료 사업에서 그린수소 코스트가 화석연료 베이스를 대체할 만큼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자체생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 아래 파일럿 사업을 상업규모로 확대하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밖에 철도, 항공 등 다른 잠재적 분야에서도 파일럿 사업을 확대한다.
생산설비 건설‧국산화에 예산 대거 투입
국가 그린수소 전략 예산 1974억4000만루피는 대부분 그린수소 생산 확대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린수소 이행 전략적 개입(SIGHT) 프로그램에 1749억4000만루피, 파일럿 사업에 146억6000만루피, 연구개발은 40억루피를 배정했으며 SIGHT 프로그램은 배정 예산 중 1305억루피를 그린수소 생산 지원에 사용해 2023년 6-9월에 걸쳐 1차 공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45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특히 4만톤 상당은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프로세스에서 얻는 것을 목표로 판매량에 따라 보조금을 3년간 지급하며 첫해에는 kg당 50루피, 2번째 해에 40루피, 3번째 해에는 30루피 등으로 점차 줄여나가 초기 투자를 자극할 방침이다.
그린수소 생산을 안정화하기 위해 생산설비 국산화 역시 투자할 예정이다.
SIGHT 프로그램에서 전해조 생산 장려에 444억루피를 사용하며 5년 동안 판매된 전해조 생산능력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조금은 그린수소 생산 지원 보조금과 마찬가지로 첫해에 최대 4440루피로 책정하고 5년 동안 점차 줄여 5년째에는 1480루피가 되도록 설정하고 있다.
이미 전해조 성능이나 인디아산 부품 조달량에 따라 1차 공모를 마쳤으며 생산능력 1500MW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럿 사업으로는 철강 생산에서 그린수소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최종적으로 100%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정비할 계획이다.
육상 수송은 연료전지 탑재 버스, 트럭 운영을 시작하며 승용차 연료로 그린수소 베이스 메탄올(Methanol)과 에탄올(Ethanol), 다른 합성연료를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공개한 포괄적 R&D 로드맵은 그린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 용도 개척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정리하고 단기‧중기‧장기 프로젝트별로 우선순위를 정했으며, 특히 2-3년 안에 결과를 내야 하는 미션모드 프로젝트를 중시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경쟁력 활용해 자급체제 확립
인디아는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우수해 그린수소 산업 육성이 다른 국가보다 용이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 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인디아는 2022년 태양광‧풍력발전 코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낮았으며 지리적으로 태양광‧풍력발전 모두 최적화된 곳이 많아 설치용량이 세계 유수규모에 달하고 있다.
전체 발전설비 설치용량에서 태양광‧풍력‧수력‧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을 달리고 있으며 발전량 비중이 30%로 높은 편이다.
인디아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인프라 국산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패널은 중국산 수입에 의존했으나 2021년 11월 생산 연동형 인센티브(PLI) 대상에 고효율 태양광발전 모듈을 추가했고 2022년 4월 태양전지 셀에 25%, 태양광발전 모듈에는 4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서플라이체인 강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인디아의 모듈 생산능력이 이미 2022년 3월 18GW에서 2023년 3월 38GW로 2배 이상 급증했고 2026년 110GW에 달하며 자급체제를 확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는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20GW를 도입하고 그린수소 생산에 나설 계획이며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그레이수소를 그린수소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바이오매스 가스화를 활용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가장 낮은 코스트로 그린수소를 공급하겠다는 목표 아래 하루 생산능력 50톤급의 시험생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구자라트(Gujarat)에 전해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덴마크 Steesdal과 전해조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국영 석유기업 IOC는 파니파트(Panipat) 정유공장에 전해조 1만톤을 도입하며 인디아 최대 전해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린수소 용도 개척 일환으로 타타자동차(Tata Motors)에 연료전지 버스를 발주하고 15대를 델리에서 운행할 방침이며 수소 밸류체인 효과, 효율성, 지속가능성 확립을 위한 데이터 수집 활동을 적극화하고 있다.
아다니(Adani)그룹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구자라트에 그린수소 100만톤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추후 10년 동안 500억루피(약 75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30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풍력발전 설비 생산과 그린수소 활용 발전, 그린 암모니아(Ammonia) 및 메탄올 등 유도제품 생산을 포함해 종합적인 에코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