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엄 제거되며 RSS 2.3달러로 … 중장기 수급 전망 불확실
천연고무는 EU(유럽연합)의 규제 연기로 타격을 받고 있다.
당초 EU가 2024년 12월부터 산림파괴방지규정(EUDR) 시행에 나서기로 결정하며 7-9월 EUDR 대상제품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으나 10월 연기 발표 이후 하락 전환해 11월 초에는 싱가폴 가격 기준 TSR20이 kg당 1.9달러, RSS3은 2.3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RSS는 가을까지 강세를 계속했으나 10월 초 이후 합성고무와 천연고무 가격 비교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떨어졌고 연말까지도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천연고무는 합성고무로 대체 가능한 용도가 많아 합성고무 시황에 영향을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동남아가 주요 생산지로 연간 생산량이 1400만톤에 달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의 65%는 TSR20, 30%는 RSS3이 차지하고 있다.
또 아시아 수요 중 40% 이상인 600만톤 정도는 중국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중국 경기 상황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천연제품이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며 2-5월 낙엽기에는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수급타이트를 타고 가격이 상승하고, 이후 우기가 시작되면 생산 증가로 수급이 완화되며 가격이 하락하는 움직임이 일반적이다.
2024년에는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2월 수급타이트가 심화돼 급등했고 합성고무 가격이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6월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했으나 7월 이후 생산량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가 본격화됐다.
가을에는 7월 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반등했다. EU가 12월부터 EUDR을 통해 유럽에 수입되는 천연제품과 유도제품을 규제하기로 결정하며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EUDR에 따르면, 천연고무는 2020년 이후 삼림이 파괴되지 않은 지역의 고무를 원료로 사용했다는 점을 전자파일 형태로 증명해야 EU와 무역이 가능하다. 컴파운드, 타이어, 벨트 등도 적용 대상이다.
당초 2024년 12월부터 규제가 시작돼 2025년 봄에는 인증제품만 거래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수요기업들은 2024년 7월부터 적합제품 구매에 주력했고, 공급기업들은 EUDR 인증에 집중하며 일반 그레이드 공급을 줄여 수급타이트가 심화됐다.
이에 따라 천연고무 공급이 회복되면서 수급이 밸런스 상태를 되찾았음에도 불구하고 EUDR 인증제품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글로벌 시황은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가 10월 초 EUDR 시행을 1년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프리미엄 붙이기가 멈추었고 11월 EU 이사회도 EUDR 시행 1년 연기에 합의하면서 EUDR 관련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천연고무는 EUDR과 무관하게 중장기 수급이 불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생산량 감축은 주요 수요기업에게 우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전후로 천연고무 가격이 하락하며 대체작물 전환이 이어지자 천연고무산업 지원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가 천연고무 생산을 확대하며 최근 신흥국의 모터리제이션(Motorization: 자동차가 사회와 대중에 널리 보급되고 생활 필수품화되는 현상)을 타고 글로벌 천연고무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가 현재 세계 생산량 3위인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아시아 수요기업들은 코트디부아르의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와 같은 주요 생산국의 전환 및 변화로 글로벌 가격이 해상운임(플레이트) 상승을 반영해 더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