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국가간 탄소크레딧 제도 개편 … 거래소 활성화가 시급 과제
일본이 탄소크레딧 지원 사업을 민간 주도로 전환한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가을 한국 정부가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아예 설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족하면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이다.
정부와 국회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강화된 기후대책 수립을 요구받게 된 가운데 일본의 민간주도형 탄소크레딧 관련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개발도상국의 탈탄소 지원을 촉진하는 탄소크레딧 제도(JCM: Joint Crediting Mechanism)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JCM의 핵심인 설비보조 사업 요건을 강화하고 민간주도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다.
JCM은 탄소크레딧을 기반으로 일본과 개발도상국, 민·관의 공존을 추구하는 제도이나 신청안 대부분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 관련 사업으로 이루어져 선진적인 탈탄소 기술을 해외에 보급하는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일본은 J-Credit과 JCM을 탄소크레딧으로 인정하고 있다. J-Credit은 일본 내에서, JCM은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량을 평가하는데 적용된다.
JCM 관련 정책 가운데 현재 실시되고 있는 것은 환경성이 담당하는 설비보조사업이 대부분이다.
개발도상국 현지기업과의 컨소시엄이 전제 조건으로 일본기업은 탄소크레딧과 보조금을 모두 취득할 수 있다. 일본기업이 현지 생산기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도입하는 패턴이 전형적이며 화학·제조업, 전기, 무역상사, 컨설팅 등 광범위한 산업계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설비보조사업 신청수의 90%는 태양광 또는 LED(Light Emitting Diode) 등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절약 관련 사업으로 일본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폐열 이용, 산업폐기물, CFCs(Chlorofluorocarbons) 회수 등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제도의 형해화를 방지하기 위해 요건을 엄격화하기로 했다. 동일 국가에서 유사기술이 10건 이상 채택되면 신규 채택을 하지 않고 보조율 상한에도 변화를 줄 방침이다.
아울러 설비보조 사업 외 민간 JCM을 장려할 계획이다. JCM은 파리협정 6조에 근거하고 있으며 보조금은 필수적인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민간 JCM 보급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1번째 문제는 보조금이 없으면 민간기업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크레딧을 확보해도 아직 거래 기회 자체가 부족한 편이다.
2023년 10월 개소한 도쿄증권거래소(TSE)의 카본 크레딧 시장이 기대를 모았으나 TSE는 당초 J-Credit만을 거래 대상으로 인정했다. 다만, JCM을 통해 획득하는 크레딧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번째 문제는 개발도상국과의 교섭이 어렵다는 점이다. 파리협정 6조는 국경을 초월한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는 동시에 감축량에 대한 과대평가를 경게하고 있다.
JCM 방식으로 지원국과 피지원국이 크레딧을 분배할 때 계산이 잘못되면 감축량이 양국에서 중복되는 이중계산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중계산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국과 합동위원회를 설치해 면밀한 교섭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민간 JCM은 교섭에 있어 환경성이 적게 관여함으로써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성은 민간 JCM 프로젝트 조성 가이던스를 발행하고 2024년 5월 환경장관 대신 지정법인이 크레딧 발행 및 관리를 담당하도록 지구온난화 대책추진법을 개정했다.
현재 민간 JCM 크레딧을 발행받은 사업은 미쓰이물산(Mitsui)이 캄보디아에서 추진한 삼림 관리 프로젝트 뿐이다. 거래 환경이 정비되고 크레딧 수요가 증가하면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