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3-5%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프타(Naphtha)를 베이스로 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반면 에탄(Ethane) 베이스 미국 석유화학산업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석유화학협회가 6월16일 주최한 2020년 하반기 석유화학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으로, 2020년 하반기에도 저유가에 따라 나프타가 약세를 나타내지만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는 포장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스프레드가 톤당 600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필렌(Propylene)도 이동제한으로 휘발유·항공유 등 연료유 사용이 줄어들어 정유기업들이 정제 가동률을 낮춤으로써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프로필렌 및 프로필렌 유도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에탄계 석유화학기업은 시추리그 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에탄 가격이 상승함으로써 코스트가 올라가는 반면 에틸렌(Ethylene) 유도제품은 하락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경제,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스 3% 역성장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이사는 COVID-19 시대 국내외 경제이슈 및 전망 주제 발표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유럽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봉쇄조치가 불가피했고 수출입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당초 2020년 1분기 세계 경제성장률이 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이너스 3% 역성장할 것으로 수정했다. 
특히, GDP(국내총생산) 손실은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이 심각해 2020년 선진국은 GDP가 6.1% 줄어드나 개발도상국은 1.0%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 경제권은 역성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2019년 2.3%에서 2020년 마이너스 5.9%로, EU(유럽연합)는 2019년 1.2%에서 2020년 마이너스 7.5%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과 인디아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성장성이 제한되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2019년 6.1%에서 2020년 1.2%로, 인디아는 2019년 4.2%에서 2020년 1.9%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는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 민간소비가 급감하고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져 1분기에 마이너스 1.3%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2020년 경제성장률이 0%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 향방의 중요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회복 여부, 3차 추가경정예산, 글로벌 봉쇄조치 해제시점, 중국 경제 개선시점이 대두되고 있으며, 2분기 이후 V자형 회복, U자형 회복, 장기침체 등 여러 시나리오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U자형 회복 확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만 호조를 보여 인터넷쇼핑, 홈쇼핑이 증가하고 즉석밥, 라면 등 홈코노미(집에서 소비하는 경제)와 손 세정제·소독제 등 K-방역품목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민간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수출도 봉쇄조치에 따라 수요절벽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은 비상경영 화두 아래 코스트 절감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상반기에는 단기 유동성 고갈 문제로 위험을 겪지 않도록 주의하고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제 상황, 특히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를 주목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석유화학, PE‧PP 스프레드 확대로 코로나19가 기회(?)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코로나19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으나 미국 에탄계는 직견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백영찬 이사는 2020년 하반기 화학산업 전망: 미국이 흔들린다 주제 발표에서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접촉이 기피되면서 온라인 쇼핑 및 택배 시장이 활성화되고 포장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져 PE, PP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2020년 4월 이후 PE‧PP 스프레드가 톤당 600달러 이상으로 확대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동제한 조치로 운송용 휘발유 및 항공유 수요가 감소하고 연료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석유정제 가동률이 하락함으로써 프로필렌 생산 감소를 유발해 프로필렌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석유정제 가동률이 10% 하락하면 프로필렌 생산량은 3.1%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프로필렌 상승은 PP, PO(Propylene Oxide), 아크릴산(Acrylic Acid), 페놀(Phenol) 체인 등
프로필렌 다운스트림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나프타는 상대적으로 하향 안정화돼 프로필렌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한 석유화학기업들은 수익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프타 하락은 시차를 두고 석유화학기업의 영업이익률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의 나프타 하락은 2019년 초 이후 수익성 개선으로, 2014년 하반기 하락 역시 2015년 초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바 있다.
나프타 하락으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가 석탄화학이나 ECC(Ethane Cracking Center)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원유 및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이 감소해 에탄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0년 5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1239만배럴로 전월대비 3.7% 감소했고 시추리그 수도 줄어들고 있다.
EIA(미국 에너지정보국)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2020년과 2021년 각각 전년대비 4.4%, 6.8%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에탄 생산량이 3793만톤에 달하는 반면 수요는 3170만톤에 불과하나 수출을 고려하면 3596만톤으로 200만톤의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EIA는 에탄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하나 2020년과 2022년 사이 미국의 ECC 신증설에 따라 신규 수요가 630만톤 추가됨으로써 신규 ECC들은 에탄 조달은 물론 에탄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에탄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 PE 생산도 차질을 빚어 미국산 PE의 아시아 유입이 감소함으로써 아시아 수급이 개선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PE 수출량이 2018년 1000만톤, 2019년 1500만톤까지 늘어났으나 2020년 500만톤 이하, 2021년 이후 500만톤 이상 수준에 그쳐 아시아의 LDPE 스프레드가 2019년 톤당 500달러 이하, 2020년 600달러, 2021년 700달러, 2022년 650달러 수준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수요 감소에 전기자동차 급부상 “혼돈”
삼성증권은 임은영 부장은 COVID-19 이후 자동차 수요 전망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해 2020년 6839만4000대로 전년대비 22.9%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1792만8000대로 19.3%, 미국은 1347만5000대로 20.9%, 유럽은 1139만6000대로 27.9%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019년 8865만대로 중국 25%, 미국 19%, 유럽 18% 등 3대 국가‧지역이 전체의 62%를 차지한 가운데 3대 국가‧지역의 수요 감소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를 주도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흥국의 수요 감소 폭도 커 인디아는 2020년 271만7000대로 23.0%, 러시아는 129만2000대로 26.6%, 브라질은 192만6000대로 27.5%, 기타도 1796만대로 24.8% 감소하는 반면, 한국은 169만9000대로 4.5% 감소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중국 갈등과 함께 무역량이 줄어 세계 GDP에서 교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De-Globaliz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에 따라 물리적인 교역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교역탄성치 중요도도 낮아지고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EV)는 유럽(독일‧프랑스)을 중심으로 보조금을 2배 이상 확대해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은 전기자동차 보조금이 대당 800만-900만원에 달하고 있고, 중국은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나 현재의 절반수준인 400만-500만원으로 줄일 방침이어서 전기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반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자동차기업 역시 제로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보의 용이성과 현금유동성(매출액의 20% 수준)을 통해 가동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디젤게이트로 브랜드에 치명타를 입은 폭스바겐(Volkswagen)은 2019-2023년 300억달러 이상을 전기자동차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전기자동차 투자액이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변화가 중요해 자율주행 및 서비스 플랫폼 성장을 위해서는 통합 운영체제(OS)와 OTA(Over-the-AIR)를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수적이어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테슬라(Teslar)는 네트워크 연결, 데이터의 디지털화, 즉각적인 응답성으로 자율주행과 공유기반 면에서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테슬라는 2015년부터 자동차 센서를 통한 데이터 축적으로 자율주행을 선도하고 있고, 2021년에는 로봇택시(Robot-Taxi)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만약, 공유·전기자동차·자율주행의 조합으로 100% 로봇택시가 도입되면 이동 코스트가 60% 줄어들고, 대도시 등록 자동차의 15%가 공유자동차로 변화하면 도로 교통량의 70%를 소화해 신규 자동차 수요가 50% 격감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건강가전, 코로나19 타고 대세로 자리 잡아
키움증권 김지산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하반기 전기·전자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전자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시장이 프리미엄 위주로 빠르게 회복되고 유럽의 전기자동차 고성장에 따른 수혜, 우호적인 환율 여건, LED(Light Emitting Diode)를 중심으로 한계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코로나 국면에서 다른 IT세트에 비해 민감도가 높고 프리미엄 수요가 중저가 폰으로 이전해 중국기업들은 중간가격(300-599달러) 5G폰 신모델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5G폰 출하량은 화웨이(Huawei)가 6100만대, 애플(Apple)이 6000만대, 삼성전자가 3200만대, 비보(Vivo)가 2100만대 순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12는 4개 모델 모두 5G를 지원해 5G 확산의 기폭제가 되고 있고, 삼성전자도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판매량을 2019년 45만대에서 2020년 330만대로 확대함으로써 대응을 적극화하고 있다.
TV는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으나 북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해 5월 수요가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8% 감소에 그쳐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TV 시청시간이 길어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가전이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해 국내에서는 2020년 공기청정기 400만대, 건조기 200만대, 의류관리기 60만대, 식기세척기 30만대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스팀살균 기능을 갖춘 건조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보조금의 영향 및 강화된 연비규제로 시장의 중심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년 4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은 12% 감소했고 유럽은 60% 성장한 반면 중국은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경쟁이 심화돼 2020년 1분기 시장점유율은 한국 3사가 37.6%로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이 27.1%로 1위, 삼성SDI가 6.0%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4.5%로 7위에 랭크됐다.
LG화학은 테슬라의 Model 3(중국), 아우디(Audi)의 전기자동차 e-ron, 르노(Renault)의 Zoe 등에 공급하면서 1위로 도약했고, 삼성SDI는 2021년부터 폭스바겐과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효과, Passat GTE, BMW 330e 등에 5세대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전략적 파트너로 니로, 소울, 포터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섬유, 세계수요 33% 감소에도 베트남 성장이 기회
국제섬유제조업자연맹(ITMF)은 코로나19로 2020년 세계 섬유 수요가 3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의 유정현 연구위원은 2020년 섬유 시장 및 COVID-19 이후 의류 시장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국내 섬유 수출액은 2000년 190억달러(약 22조원)로 정점을 기록한 후 중국의 범용제품 신증설에 따라 연간 140억달러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반면, 섬유 수입액은 2018년 170억달러로 2016년 이후 섬유산업의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2019년 미국-중국 무역분쟁으로 2020년부터 섬유 생산기업들의 탈중국 러시가 시작돼 무역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탈중국화 현상은 2019년부터 나타나 중국산 의류 수입이 8.4% 감소한 반면 베트남산 수입은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국산 의류 수입비중은 2019년 30%에서 2020년 19%로 낮아졌고 베트남산 수입비중이 2019년 16%에서 2020년 20%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주 생산기지인 국내 의류 생산기업들에게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게재 내용은 발표자의 주관적 의견으로 CMRI의 의견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박한솔 선임연구원/이한주 연구원>
표, 그래프: <국제유가 전망,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 PE·PP 스프레드, 미국의 에탄 수급 전망, 미국의 에탄 소비·가격 변화, 미국의 PE 수출과 아시아 LDPE 스프레드, 전기자동차 수요동향, 국내 주요 건강가전 시장 전망, 세계 섬유 수요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