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랑세스(Lanxess)가 고수익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랑세스는 2022년 버추얼 데이 온라인 행사를 통해 2021년 영업실적 및 상하이(Shanghai) 봉쇄 영향과 앞으로의 전략, 중국에서의 사업 방침 등을 공개하고 조직 재편 및 이관, 인수활동을 통해 수익성이 높으면서 시장환경에 좌우되지 않는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화학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중심으로 항균‧배터리 사업 강화
랑세스는 2021년 매출이 75억5700만유로로 전년대비 23.8%,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0억1000만유로로 17.2% 증가했다.
원료가격 상승 영향을 판매가격에 꾸준히 반영함으로써 모든 사업부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1분기 매출은 24억3200만유로로 전년동기대비 43.7%, EBITDA는 3억2000만유로로 32.2% 급증했다.
고기능 중간체 사업부문은 원료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우려됐으나 판매가격에 적기에 반영함으로써 매출액이 6억1300만유로로 35.6%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랑세스는 최근 수년 동안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동차용이 주력 용도였으나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대수 감소와 시장 변화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높은 다른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고수익 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소비자 보호 사업으로 2021년 8월 미국 IFF의 항균제 사업 인수에 나섰으며 중국에서도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 역시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2021년 중국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생산기업 티엔치(Tinci)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독일 레버쿠젠(Leverkusen)에서 전해액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 신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투자나 인수합병(M&A)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022년 5월 Advent International과 고기능 플래스틱 합작기업 설립을 발표했으며 전기‧전자, 소비재 영역 강화를 목표로 DSM 산하의 DSM Engineering Materials 사업 인수를 발표했다.
하이 퍼포먼스 머터리얼즈 사업부를 통해 합작기업 설립과 함께 사업을 이관하며 경량화 소재는 물론 전기‧전자, 스마트폰, IT산업용으로도 고기능 플래스틱을 공급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사무실 5곳,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지 13곳을 두고 있으며 상하이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으로 봉쇄령 기간에 일부 운영을 중단했으나 최근 아시아‧태평양 어플리케이션 개발 센터(AADC) 문을 다시 열었고 다른 연구소와 사무실 직원들도 복귀하기 시작해 당국의 봉쇄 조치가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는 예전과 같은 운영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중국 사업장은 2021년 랑세스 그룹 전체 매출액의 10%를 창출했으며 2022년 이후로도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음료 첨가제로 포트폴리오 확대
랑세스는 향료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랑세스는 2021년 8월 미국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Emerald Kalama Chemical) 인수를 완료하며 본격적으로 향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금액은 약 10억4000만달러로 랑세스 사상 2번째로 큰 인수로 알려졌다.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은 2020년 매출이 4억2500만달러로 매출의 약 75%가 식품 보존제, 가정용품 및 화장품 보존제, 향료 및 향수 등의 소비자 보호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향료 및 향수 사업서 경쟁력을 갖춘 화학기업으로 알려졌으며 랑세스는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을 품으며 향료 및 향수, 보존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향료 사업부는 랑세스의 소비자 보호 사업부문으로 편입됐다. 랑세스는 새롭게 확보한 향료 및 향수제품과 기존 벤질알코올(Benzyl Alcohol)군을 통합해 향료(Flavors & Fragrance) 사업부를 신설했다.
랑세스의 기존 포트폴리오인 벤질알코올은 주로 주사액, 화장품의 초고순도 보존제 및 합성 화학물질, 향료와 향수, 농약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향료 사업을 통해 개인위생용품, 식음료 첨가제 영역까지 70개 이상의 관련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벤조산(Benzoic Acid) 베이스 칼라가드(Kalaguard)와 퓨록스(Purox) 브랜드가 대표제품이다.
칼라가드는 섬유유연제, 식기세척기, 세제 등에 쓰이는 보존제로 곰팡이 등 유해 미생물 번식과 부패를 방지하고 퓨록스는 식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보존제로 투입되고 있다. 
아몬드, 체리향이 나는 벤즈알데히드(Bezaldehyde)는 합성 아몬드오일, 식·의약품을 비롯해 농화학 및 산업용으로도 쓰이고 있다.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향료 시장은 2021년 290억달러로 연평균 5.1% 성장해 2026년 373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랑세스 경영진은 오래전부터 주력 사업인 플래스틱 첨가제가 화학제품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되자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을 모색했으며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이 경영전략에 부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은 필수재이기 때문에 특별한 불황이나 급속한 성장에 따른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기보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른 영향력이 크게 나타나 소비자 특성 이해도를 강화하면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시장, 보락·서울향료에 랑세스 도전?
국내에서는 보락과 서울향료가 향료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나 상당량을 수입하고 있다.
2022년 식품을 주도하는 트렌드로는 건강, 청결, 저당 식품, 식물성 식품, 유아나 반려동물용 식품, 새벽배송 요구에 따른 신선식품, 간편식 소비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간편식품은 맛을 높이기 위해 개별적으로 맛 성분을 첨가해야 하며, 음식 변질을 막기 위한 보존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은 2010년 약 7700억원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기점으로 2020년 4조원으로 성장했다. 2023년에는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향장품을 포함한 산업용 향료 수입량은 수출의 약 7-8배로 2016-2020년 7400-7900톤을 수입했고 2021년에는 8309톤으로 4.0% 증가했으며 2022년 1-7월 수입량도 5237톤으로 11.1% 늘었다.
주요 수입국은 싱가폴과 일본이며 전체 수입량의 50.5%, 17.3%를 차지했다.
랑세스는 한국에도 향료 사업부 출범을 위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는 사업부 담당자·책임자 선임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랑세스코리아 관계자는 “식음료 첨가물은 기존 랑세스가 보유하지 못했던 포트폴리오”라며 “아직 한국지부는 사업부가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식품 첨가물, 화장품 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 쓰이는 용제에 투입하기 위한 향료 포트폴리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은 2021년 미국 IFF가 19%, 스위스 지보단(Givaudan)이 16%, 스위스 Firmenich와 독일 Symrise가 각각 1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며 45%는 다국적 향료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다카사고향료(Takasago International)와 하세가와향료(T.Hasegawa)도 메이저로 꼽히고 있다.
랑세스는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 인수로 미국,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인디아 5개국에 생산시설을 확보해 대륙별로 공급망을 마련했으며 지속가능한 원료 및 향균제를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체계, 최종제품 용도에 따라 혼합물 배합 비율을 조정해 pH를 3-7까지 다양하게 조절하며 보존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EU(유럽연합)의 에코라벨(Ecolabel) 인증을 강조하며 소비자 친화적인 향료제품으로 접근하고 있다.
EU에서 에코라벨은 원료 추출에서 생산, 유통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높은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판매제품과 서비스에 수여되는 환경 우수성의 표시이다.
랑세스는 2022년 2분기 특별손익항목 제외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2억5300만유로로 전년동기대비 14.5% 증가했다. 매출은 19억9900만유로로 36.1% 증가하며 화학시장 부진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소비자 보호 사업부문은 향료 사업부 설립으로 매출이 5억5800만유로로 52.5% 증가했고 특별손익항목 제외 EBITDA는 9000만유로로 26.8% 증가했다.
3분기에도 특별손익항목 제외 EBITDA가 2억4000만유로로 4.8% 증가하고 매출은 21억8500만유로로 38.2% 급증해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소비자보호 산업부문은 매출이 6억6200만유로로 60.7%, 특별손익항목 제외 EBITDA는 1억1000만유로로 66.7% 급증하여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랑세스 Matthias Zachert 회장은 “에메랄드칼라마케미칼을 인수하며 소비자 보호 부문을 강화해 어려운 환경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루어냈다”며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에 더욱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나 랑세스는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