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화수소산(불산) 등 불소 화합물 시장은 반도체산업 침체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그러나 불소 화합물 생산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통신용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3M 등 글로벌 메이저가 철수를 선언하며 공급 불안 우려가 확대되고 있고 반도체산업 불황이 장기간 이어져 시장 기대만큼 가파른 성장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일본, 2022년 불산 생산량 2.7% 감소
주요 불소 화합물 생산국인 일본은 최근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무기약품협회에 따르면, 2022년 불산 생산량은 22만9298톤으로 전년대비 2.7% 감소했으며 반도체 제조공정 세정액용 고순도 불산과 BHA(Buffered Hydrofluoric Acid) 역시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산업은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원격근무 도입과 이동 제한 움직임으로 PC, 게임기 판매가 증가한 덕분에 호황을 맞았으나 2021년 이후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 및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며 스마트폰 및 디지털 가전 소비가 위축돼 반도체 메모리 생산기업들은 단계적 감산이 불가피했다.
장기간 호조를 나타냈던 육불화인산리튬(LiPF6)도 성장이 정체됐다.
중국 등 세계 각국 경기가 둔화됐고 미국-중국 관계 악화, 원료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LiB(리튬이온전지)용 소재 수급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다만, 수년 후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LiPF6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순도 불산 경쟁 심화에 PFAS 규제까지…
고순도 불산 생산기업들은 2024년 초까지 반도체 시황 하락과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5G 관련 분야와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보급을 타고 반도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고순도 불산 수요 역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고순도 불산 주력 생산국이나 최근 한국·중국 등의 고순도제품 생산 확대를 주목하고 있다.
고순도 불산은 컴퓨터 고속처리와 에너지 절약 트렌드, 5G 보급에 따른 통신정보량 증가로 반도체 회로선폭이 미세화됨에 따라 고품질 그레이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산, 중국산 고순도 불산은 현재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으며 공급이 불안정하나 중국은 불소 화합물 원료인 형석과 무수불산 생산기업이 집적돼 원료 우위성을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글로벌 불소 화합물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원료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불소 화합물 생산기업들은 각종 리스크 회피를 위해 공급처 다양화 및 신규 공급기업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불소수지는 그동안 수요 증가를 견인해 온 반도체용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수급타이트가 완화됐으나 대표적인 불소 화합물인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연합(EU)은 PFAS가 건강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을 확인하고 규제안을 공표했으며, 미국은 다양한 지역에서 음료수에 대한 PFAS 오염을 문제시하고 있다.
불소 화합물 메이저 3M은 최근 규제 강화에 따라 PFAS 생산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PFAS는 쉽게 타지 않는 프라이팬과 식품 포장지 등 일상용품부터 포말소화제, 반도체, 자동차부품까지 폭넓게 사용되며, 특히 PFAS를 유화제로 사용하는 불소고무는 수급타이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미국은 이르면 2025년 규제를 시작할 예정이며 생산기업들은 대체재 개발 및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PFAS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드라이 에칭용 냉매에도 사용되며 3M이 드라이 에칭 장치용 냉매 시장의 약 80%를 독점하고 있어 철수 후 반도체 공급망이 받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무수불산, 형석 강세로 수익성 악화
무수불산은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무수불산은 중국이 원료 형석을 포함해 공급량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나 2022년 이후 경기 둔화와 글로벌 물가 상승 영향으로 냉매 등 다운스트림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형석은 중국 외에도 생산국이 있으나 2022년, 2023년 공급 불안정으로 가격대가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고 중국이 저가 공급을 회피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이다.
무수불산은 보통 중국 춘절을 전후로 봄까지 에어컨 냉매 수요가 성수기일 때 시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2022년에는 중국 봉쇄 조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돼 에어컨 냉매용 구매가 부진했고 기타 다운스트림 수요 역시 저조해 무수불산 가격이 톤당 약 1800달러대에 머물렀다.
가을 들어 형석이 상승한 영향으로 한때 2000달러 가까이 급등했으며 2023년 중국의 에어컨 냉매용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3월에만 구매가 증가했을 뿐이어서 약 1600달러로 약세를 계속했다.
LiB 바인더용 PVDF(Polyvinylidene Fluoride) 원료용 수요가 호조였던 HCFC(Hydrochlorofluorocarbon)-142b 역시 2022년 2월 폭등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형석은 2022년 운영기업이 도산한 캐나다 광산이 여전히 생산을 중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 불능 사태가 발생한 멕시코 광산이 가동을 재개했으나 중국 광산에서 사고가 다발해 채굴이 일부 중단됐다.
FOB China 톤당 600달러대 후반에 달하는 높은 가격은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추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으나 다운스트림 수요가 부진해 무수불산 생산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리타, LiPF6 안정공급 체제 강화
모리타케미칼(Morita Chemical)은 LiPF6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품질 불소 화합물을 생산하는 모리타케미칼은 최근 LiB 시장 확대에 대응해 전해질로 투입되는 LiPF6의 안정적인 공급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시 필수적인 고순도 불산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등 LiB용 외에도 고성장 영역에 적극 투자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iPF6는 중국법인 Morita New Energy Materials가 장쑤성(Jiangsu) 장자강(Zhangjiagang) 공장과 타이싱(Taixing) 공장에서 생산하며 장기간 축적한 코스트 경쟁력과 서비스 체제를 강점으로 중국 전해질 생산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2개 공장 모두 LiPF6 원료 불화리튬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했고 코스트 추가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LiPF6 생산설비 개량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산 자동화, 원료 배분비율 재검토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배터리산업 전체에서 우려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동남아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공장은 중국에, 동남아 공장은 나머지 시장에 불소 화합물을 공급함으로써 수익성과 수요기업 니즈 대응을 모두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시 세정액으로 사용되는 고순도 불산과 BHA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 Zhejiang Morita New Materials는 주원료 무수불산까지 생산하며 원료부터 이어지는 일관체제를 구축해 코스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Chukoh, 5G 대응전략 주력
Chukoh Chemical은 불소수지 가공제품 수요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5G 대응제품 개발이 최종단계에 돌입했으며 PTFE(Polytetrafluoroethylene) 다공질 필름의 필터 용도는 고부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Chukoh Chemical은 고기능 불소수지 가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23년 설립 60주년을 맞아 5G 대응 플렉서블 동장적층판(FCCL) 분야에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도 동장적층판 용도에서 불소수지 함유 유리섬유와 적층 가공한 불소수지 필름을 각종 통신 시스템용으로 공급했으나 저유전율 등 수요기업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5G 대응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밀리파대 레이더용 부품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불소수지의 내열성·내약품성을 살린 필터용 신규 수요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독자기술로 PTFE를 다공질화시킨 C-Porous는 내열성, 내약품성, 내후성 등 불소수지의 특성과 통기성·발수성을 모두 갖추어 일반 산업 및 화학·전자 생산현장에서 용제 분위기 및 고열 환경 등에 사용하는 필터 용도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필터 생산기업이 필터를 적용한 부품 모듈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Chukoh Chemical은 필터 소재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수요기업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는 고부가 판매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튜브 및 사출성형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나 최근 후진국에서 의료기기 보급이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의료기기 생산기업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스텔라케미파, 공급체제 안정화 “총력전”
스텔라케미파(Stella Chemifa)는 고기능 무수불소화합물 공급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스텔라케미파는 무수불소화합물 종합 생산기업으로 최첨단 전자,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공급하고 있으며 수요기업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품질 향상과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고순도 약품은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의 초미세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능성 추가를 추구하고 있으며 웨이퍼 위의 특정한 막질만 선택적으로 에칭하는 선택에칭액 고성능화와 입자를 극한까지 제거한 초고순도 원제 개발을 추진하며 생산기업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형광체 관련 소재는 불화물 형광체와 형광체 제조용 불화물 형광체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형광체 소재는 이미 일부 수요기업에 채용됐고 불화물 형광체 역시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형광체 시장은 2022년 자동차 디스플레이용 형광체 필름이 채용되며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스텔라케미파는 2023년 2월 이즈미(Izumi) 공장에서 중성자 흡수재인 농축 붕산 약 36톤급 라인 정비를 결정했으며 글로벌 원자력발전 설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공급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불화물을 활용한 신소재 역시 발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반사방지막 용도에서 저굴절률을 부여하는 나노필러 개발에 성공했고 도막강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고속통신 디바이스용 저유전율 소재는 유전 특성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으며 스텔라케미파의 강점인 표면처리 기술을 응용한 세포배양용기 공급을 개시했다.
초리, 3M 철수를 기회로 활용
초리(Chori)는 불소 화합물 판매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초리는 최근 환경문제로 생산 및 사용에 제한이 우려되는 PFAS 공급을 시작했으며, 특히 불소 화합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인디아에 주재원을 파견하는 등 글로벌 원료 조달체제 확충은 물론 수요기업 개발 단계부터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초리는 화학제품 사업을 무기파인부와 파인케미칼부가 불소 화합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무기파인부는 불소 화합물의 주원료인 불산부터 유도제품, 불소수지 등 불소 화합물을 라인업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산 불산 약 1만톤을 수입하고 있다.
PFAS는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생산·사용을 제한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3M이 PFAS를 포함한 불소 화합물 생산에서 철수한다고 공표하면서 PFAS를 유화제로 사용하는 불소고무 수급이 타이트해진 가운데 초리는 불소 유화제를 사용하지 않는 중국산·한국산 대체재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당분간 수급타이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요기업의 BCP(사업계속계획)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에 힘쓸 계획이다.
파인케미칼부는 불소화학계 의약·농약 원제 및 중간체, 촉매, 전자소재 관련, 불소고무 첨가제 등 소량‧다품종 그레이드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인디아, 유럽·미국 등 글로벌 공급 메이저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판매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