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프, 인디아 설비투자 확대 … 엑손모빌은 크래커 건설 박차
글로벌 화학 메이저들이 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바스프(BASF)는 최근 인디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투자 전략을 공개했으며, 엑손모빌(ExxonMobil)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건설하며 중국 투자까지 확대하고 있다.
바스프는 2023년 매출 중 25%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했고 중국 외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한 매출이 11%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원료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 위축으로 고전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고, 특히 인디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바스프는 인디아가 이미 중국을 제치고 인구 최대국으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나 화학제품 수급을 감안할 때 글로벌 5-7위 수준의 영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중산층 인구를 중심으로 인구 증가가 이어지며 시장규모가 5년마다 2배씩 증가하는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스프는 인디아에 생산기지 8곳을 두고 있으며 이노베이션 캠퍼스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화학산업 집적지인 구자라트(Gujarat)에도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설비투자를 확대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디아 외에는 인구 보너스기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되는 동남아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글로벌기업이 동남아에 진출했고 인구나 경제규모가 탄탄할 뿐만 아니라 바이오 원료가 풍부하고 이산화탄소(CO2) 배출 넷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점에 주목했다.
한국과 일본은 바스프가 독일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가별 수요에 맞추어 생산체제를 정비하고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는 한편 신기술 투자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 작업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바스프는 화학산업이 혁신을 이끌 동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하며 세계 각국에서 장기간에 걸쳐 파트너십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화학산업이 여러 제조업의 성장을 뒷받침했듯 탄소중립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분야에서도 화학산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많은 화학기업들이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된 범용화학제품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스페셜티에 집중하고 있으나 바스프는 오히려 범용부터 스페셜티까지 모두 아우르는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장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인도네시아에서 에틸렌(Ethylene) 크래커와 유도제품 등 합성수지 플랜트를 건설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며 2023년 가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Pertamina)는 자바(Jawa)해 서부에서 이산화탄소 저장능력 30억톤 수준의 대규모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CCS 사업에 총 150달러(약 2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인도네시아 CAP(Chandra Asri Petrochemical)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중국 Tongkun 및 Xinfengming 등도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 조성을 준비하고 있어 투자 실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정책노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엑손모빌 투자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미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합의한 경제협력 중 엑손모빌의 투자 내용이 포함돼 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수의 에틸렌 프로젝트 중 엑손모빌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엑손모빌은 중국에서도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광둥성(Guangdong) 후이저우(Huizhou)의 다야만(Daya)에 2025년 말 완공 및 2026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에틸렌 160만톤의 NCC를 건설하고 있으며 PE(Polyethylene) 165만톤(3개 라인), PP(Polypropylene) 85만톤(2개 라인) 등 유도제품 플랜트와 연구개발(R&D) 센터도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후이저우 정부 및 중국해양석유(CNOOC), 쉘(Shell)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포집능력은 최대 1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젠성(Fujian)에서는 사이노펙(Sinopec), 푸젠성 정부, 아람코(Saudi Aramco)와 합작해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컴플렉스를 건설했으며 현재 가동하고 있다.
타이에서 추진했던 기존 정유공장 확장 및 석유화학 플랜트 신규 건설에서 용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유공장 경영권을 타이기업에게 매각한 후 중국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으며 석유‧가스 업스트림 부문과 연계해 원료 코스트를 감축하거나 CCS 및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배출 감축 전략을 조합한 프로젝트를 통해 동남아에서도 꾸준히 설비투자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