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국기업의 인수권 획득 협의 검토 … 에셋라이트 전략 총력
일본 석유화학 메이저가 기초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감축 및 경쟁기업 간 협력을 강화한다.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최근 수익이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됨에 따라 구조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며 주로 생산체제 최적화를 목표로 생산능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전략제품은 점유율과 판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가 필요하지만 코스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기업으로부터 인수권(Capacity Right: 일정기간 동안 특정기업의 생산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을 획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유자산을 압축함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에셋라이트 전략을 추진하는 석유화학기업이 늘면서 기존과 다른 공급체제로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산업, 특히 기초화학 분야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각국의 대규모 신증설 투자로 공급과잉이 심화됐고 중국 경제가 장기간 침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주요 소비국 내수까지 축소되면서 불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내수 축소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공급과잉 상황이 에틸렌(Ethylene) 감산 조치로 곧장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스팀 크래커가 12기 있으나 2020년대 후반 4기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도제품도 폴리올레핀(Polyolefin), 카프로락탐(Caprolactam), MMA(Methyl Methacrylate) 플랜트 가동중단 및 감산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 메이저는 전략제품 분야에서 최소한의 생산능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나 최근 설비투자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례로 인수권 획득이 주목된다. 중국이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 투자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특정 수량을 일정기간 구매할 것을 약속할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거래의 안정성을 높여 불확실성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MMA 사업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할 신규 35만톤 플랜트를 새로운 성장 견인차로 주목했으나 최근 코스트 급등 때문에 투자 검토를 중단했다.
그러나 글로벌 1위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최근 자체 설비투자 대신 중국기업으로부터 인수권을 획득하고 글로벌 판로를 확장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기존 아시아 MMA 사업에서 원료 조달난 때문에 생산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틀넥 해소가 더 급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레조낙(Resonac: 구 Showa Denko)은 2025년 1월1일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해 크래서스케미칼(Crasus Chemical)을 설립했다.
크래서스케미칼은 일본 초산에틸(Ethyl Acetate) 시장점유율 1위이며 NPAC(N-Propyl Acetate) 등 일부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 침체가 심각하고 수입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아예 크래서스케미칼이 수입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석유화학 메이저들은 과거에도 일본기업 간 인수권 획득을 통해 자체 생산하지 않는 품목을 인수한 후 판매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최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인수권 획득 범위나 판로 활용 범위를 중국 등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며 시장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체제 최적화 이외의 사업 강화 전략은 현재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페놀(Phenol)은 미츠비시케미칼과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2사만 생산하고 있으나 미츠비시케미칼 이바라키(Ibaraki), 미쓰이케미칼 오사카(Osaka) 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가동중단할 예정이기 때문에 공급 안정화를 위해 정기보수 기간 중 혹은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유통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